사랑방

제 이름은 루프마리아 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12 15:01 조회209회 댓글0건

본문

아기 둘이 이제는 다 커서 스스로 세수도 하고 학교 과제물도 챙길 줄 알고 경제적으로도 크게 어렵지 않아 우리 가정은 모든 것이 편하기만 한데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늘 쫒기는 기분으로 우울하고 어수선 했습니다. 표가 나지 않지만 비가 온 후의 진흙 길을 걷는 듯 불편하고 종잡을 수 없는 마음입니다. 공연히 직장 생활 잘하고 귀가하는 남편에게 투정을 부리고 가까이 있는 아이들에게 잔소리꾼으로 매일 매일 무료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복에 겨워서 하는 사치스런 불평인가하면서 시간이 자꾸만 가서 이제 우리 부부는 서먹할 정도로 관계가 소원해 졌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 돈을 벌어다 주지 않는 것도 아니고 내가 전문직이 있어 과외지도도 하면서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잘 돌아 가고 있는데 무엇인지 목에 얹힌 듯 마음은 언제나 공허하고 짜증스러웠습니다. 이제는 마음에 갈등이 심해져서 꼭 이런 관계에서 결혼 생활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결혼 생활의 위기까지 갔습니다.

 

무료함을 달랠 수도 없었는데 마침 동네 선배님의 안내를 받고 물방울 기도 모임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과외 시간을 쪼개 호기심 반 수다라도 떨면 시간 소일하기가 좋을 것 같아서 조심스레 다가갔습니다.

 

생명수호 강의를 들으며 임신을 피하기 위하여 사용 하는 인공 피임 장치인 루프가 교회정신에 안 맞는 다는 말씀에 강하게 저항 했습니다. 꼭 그래야 하나? 낙태하느니 미리 방비하는 것이 지혜롭지...등등 내 나름의 아는 지식을 총 동원하여 마음으로 반박을 해 보았으나 루프는 몸 안에 장치가 되어서 어떠한 이물질이라도 만나면 분쇄하는 기능이 있어 수정란이 착상할 즈음에 여지없이 분쇄하게 되어 조기 낙태를 하는 것이라는 상식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내심에 음성을 듣는 것 같았습니다. 성당 다닌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가르침이고 강의 후에 부끄럽지만 조심스럽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지고 몇 주 동안 고민하였습니다. 산부인과에서 루프를 빼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이상하게 가벼웠습니다. 무질근한 허리가 가벼워지고 분비물도 없어지고 마음이 날아갈 것 같았다. 아기 아빠와의 사이도 좋아지는 것 같고 얼마 후 예기치 못하게 아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 청천벽력의 임신. 임신 테스트기를 보고 또 보아도 두 줄. 막막하기만 하였습니다. 기도 모임을 같이 하는 선배님들께 넋두리를 하고 돌아와 부부모임을 하면서 남편에게 임신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게 되었고 남편은 짐짓 놀랐으나 며칠 동안 고민하는 듯싶더니 하늘이 주신 선물을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출산일까지 늦둥이가 커가면서 남편과, 아이들이 모두 함께 아기를 기다려 드디어 예쁜 왕자를 탄생했습니다. 그 후부터 나의 별명은 루프마리아가 되었고 아기가 벌써 백일이 가까워 옵니다. 아가야 예쁘게 커 주렴. 너는 우리 가정에 보배. 엄마 아빠를 이어주는 무지개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